미식축구 역사 탐방(20)
서울대의 부활

김현덕, 김성광, 김위영 주축

필자는 이전의 컬럼에서 서울대는 1947년에 창단되었다고 밝힌 바있다. 이후 한국전란(6.25 전쟁) 및 협회의 난맥으로 사라졌던 서울대가 대학 리그가 2년차로 넘어가는 해인 1963년에 다시 부활의 날개를 펴기 시작했다.

시작의 주인공은 김현덕(63, 서울고 졸)으로 중앙대 미식축구부의 창단 맴버로 중앙대에서 QB로 활약하다가 서울사대 체육과에 재수하여 입학한 것이다. 
이미 중앙대에서 미식축구의 매력에 빠졌던 김현덕은 서울사대에 입학하지마자 같은 학과 급우인 안용인(63, 경복고졸, QB)과 선배 김성광(End, 동성고졸)등과 함께 서울대에 미식축구부의 재건을 위해 협회인들과 부지런히 접촉하였으며, 마침내 결실을 맺어 4월 말에 미8군에서 흘러나온 장비 16벌을 지원받게 된다. 

이 장비는 체육학과 사무실에 비치를 하면서 희망자를 모집하였는데, 초기에는 많은 체육과 학생들이 호기심을 보였다고한다. 또한 김성광은 같은 고교출신인 서울미대의 김위영(62)을 합류시켰다.
김위영은 덩치도 크고 목소리도 괄괄하여 부원들은 당시 소련수상 후루시초프와 같다고 “후씨”라고 불렀는데 미대 와 문리대, 법대 선수들을 많이 불러 들였고, 후에 서울대 팀을 사대에서 미대로, 미대에서 다시 농대(수원 소재)로 이전을 하는데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서울대 부활의 주축맴버 왼쪽에서 김위영(미대), 김성광(사대), 김현덕(사대), 
필자 박경규 서울 적선동 어느 식당에서 2009년 8월 

 

초대 주장은 김광욱, 윤인호 교수와 이긍세 조교의 적극 협조로 진행 

서울대 팀은 체육학과의 윤인호교수와 학과 조교인 이긍세씨의 적극적인 협조로 5월 말에 팀과 같은 구색을 갖추게 되었다. 초대 주장은 나이가 가장 많고, 사대학생회에서 체육부 차장을 하던 김광욱이 맡았다.
유니폼은 동대문에 있던 상무사에서 24벌을 맞추었는데 상의는 곤색, 하의는 흰색에 곤색줄을 집어넣었다. 그러나 헬맷은 기존에 미 8군에서 나올 때 도색이 되어있던 것을 그대로 사용하여 가지각색이었다고 한다.
본격적인 연습은 여름 방학이 된 7월 말에 다다미가 깔린 사대 유도부실에서 먹고 자며 훈련을 하였다. 정식 코치는 아니지만 당시 성동고에서 체육 교사를 하시던 1947년 서울대 창립 맴버였고, 보인상고에 미식축구를 창립한 홍윤표선생님에게 부원들은 성동고까지 구보로 달려가서 배우고 왔다.

47년 서울대 초기 맴버 홍윤표 선배로 부터 기본 훈련을 배우다
기본부터 배워야했던 초창기 부원들에게는 홍윤표 선배로부터 정확한 택클, 불록을 전수 받았다고 한다(김위영, 김현덕 증언).
서울대 팀의 부활은 1년 먼저 출발한 타 대학의 많은 관심을 끌었는데, 합숙 중에는 중앙대, 고려대 등이 방문하여 연습 경기를 하여 주었고 협회에서는 비록 연습경기이지만 정식 심판도 보내주었다고 한다. 특히 당시 협회 부회장이시던 전이락 선생님이 시간을 내어서 직접지도를 하여 주셨다고한다.
물론 작전은 비교적 단순 하였지만 발 빠른 체육과 출신이 많았고, QB 김현덕이 볼을 잘 던졌기 때문에 패스가 많았고, 특히 패스는 리시버 김성광과 호홉이 잘 맞았다고 한다. 그러나 러시플레이는 라인이 약해서 파워플레이보다는 플레이 액션 및 카운터플레이, 또는 QB 가 트릭 후에 가지고 뛰는 플래이를 많이 사용했다고 한다.

 
서울대 센타 김위영

63년 추계에서 부터 출전, 첫경기는 중앙대에 8:12로 역전패 

서울대는 1963년 9월 23일부터 서울운동장에서 열린 추계대회에 이 해에 같이 창단된 단국대와 이미 1년이라는 경험을 가진 고려대, 한양대, 성균관대, 중앙대 등 6개 대학이 출전한 제 2회 가을철 대회에 출전을 하였다.
대전 방식은 토너멘트으로 진행되었는데 서울대는 예선 첫 경기를 중앙대와 가졌는데 매우 근접한 경기를 하였다.
특히 제 1쿼터에 선제 터치다운을 허용하였으나 QB 김현덕으로부터 리시버 김성광에게 날린 50야드 터치다운 패스에 이은 QB 김현덕의 중앙 트릭(fake)에 이은 측면 돌파에 의한 트라이 성공으로 8:6으로 리드를 하는 잠시 동안은 본부석에 앉아있던 협회인들로 부터 찬사를 받았다고 한다.
2쿼터에 역전 터치다운 패스를 허용하며 경기는 12:8로 패배하고 예선 탈락으로 끝이 났지만 서울대미식축구가 다시 부활이 된 것이다.
그리고 5년 후인 1968년에는 서울대 구기종목 사상 처음으로 미식축구에서 우승을 하게되며 이후 우리한국 미식축구를 이끌고 나가는 많은 인재들을 배출하게된다.

서울대 첫경기 중앙대와 경기 자료 1963년 9월 24일 조선일보

참고 자료:
1. 조선일보(1963년 9월 24일, 25일, 26일) 동아일보(1962. 10.31) 고려대 미식축구 31년사
2. 개인면담: 양성균(보인상고, 미식축구 원로)/김위영(62, 서울미대, 전 민정당 중앙상임위원)/김성광(62, 서울대 체육학과졸)/김현덕(63, 서울대체육학과졸, 국민대 명예교수)/정수웅(62, 서울대체육학과졸, 영남대 명예교수)/임학주(62, 서울대체육학과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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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경북대 명예교수 박경규 010-3541-5792/kkpark@knu.ac.kr